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교회의 성 추문을 밝혀준 기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사회 정의를 위한 언론과 언론인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13일 바티칸을 오래 담당한 기자들을 위한 행사에서 “교회 내 부조리를 알려줘서 고맙다. 우리가 이를 은폐하지 않도록 해주고 피해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고 치하했다. 이어 “언론인의 사명은 세상을 설명하고 덜 모호하게 만들어 사람들이 세상을 덜 겁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교회 내 성추문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기자들의 이름까지 일일이 언급하며 경의를 표했다.
교황은 “진실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주며 진실을 찾는 기자들 덕분에 교회는 의회 같은 정치 조직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 언론인 개개인이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했기 때문에 저널리즘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사처럼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저널리즘에 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온라인에서 자주 발견되는 허위 정보에 대항하기 위해 외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톨릭교회의 성추문은 2002년 미국 일간지 보스턴글로브가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와 교회 내 만연한 은폐 분위기를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유럽, 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폭로가 이어졌다. 지난달에도 프랑스 가톨릭 당국이 “지난 70년간 아동 성 학대 피해자가 33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사안을 처음 보도한 보스턴글로브는 2003년 미국 최고 권위의 언론상인 퓰리처상의 대상 격인 ‘공공보도 부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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