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을 앓고 있던 미국의 초등학생이 동급생들의 계속된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유타주의 초등학생 이저벨라 티슈너(10)가 지난 6일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고 가족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딸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알게 된 것은 9월쯤이었다. 티슈너가 학교에 섬유 탈취제를 가져가는 것을 본 부모가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친구들이 자신에게 ‘냄새가 난다’고 놀렸다고 답했다.
티슈너의 부모는 교사가 티슈너에게 ‘교실 뒤편에 떨어져 앉으라’고 지시했고, 친구들은 티슈너에게 흑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쓰며 반복적으로 괴롭혔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됐다.
변호인에 따르면 티슈너는 동급생들로부터 꾸준한 괴롭힘에 시달렸고, 가족이 학교 측에 이를 반복적으로 항의했으나 무시당했다.
그들은 담임교사에게 민원을 제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진전이 없었다. 교장에게도 찾아갔지만 교장은 그들을 교감에게 안내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교감 또한 그들의 얘기를 듣지 않고 무시했다.
문제가 벌어진 학교는 흑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을 상대로 한 괴롭힘이 고질적으로 이어져 온 교육구(유타주 파밍턴의 데이비스 교육구)에 속해 있었다. 이 교육구에 등록된 7만 3000여 명의 학생 중 흑인·아시아계는 약 1%씩에 불과하다.
미 법무부는 2019년부터 해당 교육구를 상대로 흑인과 아시아계 학생들에 관한 조사를 벌여왔다. 그 결과 이 교육구에서 수년간 흑인·아시아계 학생을 상대로 한 괴롭힘이 반복됐고, 관리자들이 고의로 부모나 학생들의 민원을 무시해왔다는 폭로가 쏟아졌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프로농구(NBA) 유타 재즈는 11일 경기 도중 티슈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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