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 위협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이 내년부터 일부 예비군의 훈련 시간을 대폭 늘리고 강도 또한 높여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대만 예비군 병력은 220만 명이지만 그간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훈련이 1, 2년에 한 번씩 형식적으로 진행되면서 전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대만은 내년부터 예비군 훈련 기간을 현행 5~7일에서 14일로 늘리고, 예비군의 사격 훈련 때도 현재보다 2배 많은 실탄을 사용하기로 했다. 전투훈련 시간 또한 기존 12시간에서 4배 이상 늘어난 56시간으로 정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새 예비군 훈련은 내년에 훈련 대상인 예비군 11만 명 중 약 13%(약 1만4300명)에게 적용된다. 대상 병사는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대만은 과거 한국과 비슷하게 2년 병역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2008년 의무 복무기간을 1년으로 줄였고, 2017년부터 4개월로 단축했다. 2018년부터는 일부 모병제도 도입해 현재 의무복무제와 모병제를 혼합 운용하고 있다. 이 여파로 2011년 27만5000명이었던 현역 군인의 숫자 또한 현재 18만8000명까지 감소했다. 현역병만 218만 명으로 알려진 중국군과 큰 차이를 보인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과 전쟁이 발발하면 최소 44만5000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규군의 숫자와 의무복무 기간을 늘리지 않은 채 예비군 훈련 시간만 조정하는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퇴역 군인 출신의 대만 군사전문가는 SCMP에 “14일로 훈련 기간을 늘려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규군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만큼의 충분한 훈련이 되기는 힘들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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