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간 ‘랜선 열애’ 결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제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올린 ‘랜선 커플’이 등장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주 출신의 아이세(26)와 미국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대린(24)은 지난 8월 19일에 결혼식을 올리며 공식적인 부부가 됐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결혼식 당일까지 단 한번도 만나지 않은 ‘랜선 커플’이라는 것. 이들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만났다.
애초 SNS 친구를 사귀기 위해 온라인 친목 모임에 참여한 아이세는 대린의 어머니 켄다(56)를 알게 됐다. 켄다는 아이세에게 “내 아들이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라며 대린을 소개했다.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채팅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가까워졌고, 곧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아이세와 대린은 5시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매일 밤 서로에게 전화를 거는 등 남다른 애정을 이어갔다.
아이세는 대린을 만나기 위해 미국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번번히 실패했다. 미국이 지난해 2월부터 지난 7일까지 20개월 넘게 유럽 등 33개국에 입국제한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서로를 직접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직감한 두 사람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온라인 화상통화 서비스 ‘zoom(줌)’을 이용해 화상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지난 8월 미국 유타주에서 소수의 친구와 가족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결혼식을 올렸다. 유타주에서는 주례자와 참석자, 증인 모두가 온라인 결혼식을 실시간으로 참여하면 법적으로 혼인을 인정하고 있다.
대린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의사소통이었다. 나는 아이세가 다른 나라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떠나게 두고 싶지 않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 결혼식’으로 공식적인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여전히 첫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긴 했지만, 아이세의 비자가 승인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세는 “언제 미국에 도착해서 남편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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