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지속·금리 인상 전망 따라 금값도 덩달아 껑충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6일 0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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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경제성장이 늦어지고 주식시장도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금값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거래가 가장 활발한 금값 선물가격이 15일 온스당 0.1% 내린 1866.60달러(220만1654.70원)를 기록했으나 지난 6월 중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달 물가상승률이 급등한 것으로 발표된 지난 주 금 선물가격은 3% 가까이 상승했다.

금값 상승은 연방준비위원회의 예상보다 물가상승이 더 클 것이며 경제가 저성장 및 소비자 물가 상승 시기로 접어 들고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된 탓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그로 인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주가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경제성장이 더디고 물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때마다 금을 선호해왔다.

지난 주 이전까지 금값은 물가상승이 멈출 것이라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의 전망에 따라 오르지 않았었다. 그러나 물가상승이 이어져 연방준비위원회가 당초 내년 중으로 예상되던 금리 인상을 앞당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지난 주 금 매수세가 강해졌다. 금리가 오르면 장기와 단기 정부 채권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경제 악화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런 점들을 모두 종합하면 금값 상승과 채권 시장의 급변은 일부 투자자들이 공급망 혼란과 소비자 수요 강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투자자들은 또 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올들어 S&P 500 지수를 25% 끌어 올린 증시활황이 멈출 것을 우려하고 있다.

TIAA은행 세계시장 담당 크리스 개프니 사장은 고객들에게 금에 대한 자산 배분비율 상한선을 5%에서 10%로 올리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와 다른 파생상품 투자자들도 지난주 내내 금을 사모아 금 가격전망이 올들어 최고치에 달한 것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선물 및 옵션 자료에 나타났다. 지난주 금 가격 전망은 50%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또 인플레 지속과 금리인상에 대비해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도 사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30년 만기 재무부 채권은 소비자 물가상승에 따라 수익률이 최근 마이너스 금리로 악화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채권 수익률도 금값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금을 보유하는 것만으로 이익이 보장되지 않지만 장기 정부채권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금을 보유하려는 욕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컸던 지난주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15일 1.621%였다. 이는 올들어 최고치였던 지난 3월말의 1.749%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투자자들은 또 금광 회사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금광회사 주가는 금 자체보다도 가격변동이 크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배릭골드사 주가는 지난주 7.3% 올랐으며 콜로라도주의 뉴몬트사 주가는 5% 가까이 상승했다. 밴에크골드마이너ETF는 6.1% 올라 올들어 하락했던 주가를 거의 회복했다.

금값이 온스당 1850달러를 넘어섰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조만간 1900달러선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시티그룹 분석가가 지난주 밝혔다.

인플레 반영 금리, 즉 실질 금리 하락이 주식 투자를 뒷받침했으나 일부 분석가들은 연방준비위원회가 물가상승을 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금융 시장 전체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많은 분석가들이 높은 이익 성장률이 주요 주식시장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금값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값은 지난해 8월 온스당 2050달러의 최고치보다 10% 가까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일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암호화폐가 금을 대신해 물가상승 회피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분석가들은 미국의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강세가 금값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한다. 16개 국가 화폐에 대비한 달러 가치가 최근 2020년 9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달러 표시 금값이 해외에서 더 높다. 채권 금리 상승으로 달러가치가 더 상승하는 것도 금값 전망을 어둡게 한다.

연방준비위원회 관계자들과 경제학자들은 물가상승이 내년에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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