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숙원 사업이던 1조2000억 달러(약 14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법안에 서명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공화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하고 법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법안은 지난 5일 미 의회를 어렵게 통과했다.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켄터키)를 비롯한 공화당 상원의원 19명과 하원의원 13명이 지지표를 던짐으로써 통과될 수 있었다.
법안에는 수도 시설 개선, 광대역 인터넷 확대, 화석연료 사용 감축 등이 포함됐다. 노후한 다리와 도로를 보수하는 등 사회 전반적인 인프라를 재정비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후한 다리와 도로 정비를 위해 주정부와 지방정부에 예산을 배분하고 광대역 인터넷 접속을 확대해 전국적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역점 과제로 정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민에 대한 내 메시지는 미국이 다시 움직이고 있고, 여러분의 삶이 더 나은 쪽으로 변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번 법안 통과는 미국 재건을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초당적인 인프라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이든의 노력을 인정했다. 공화당 의원 중에 예산법안에 찬성한 이들이 나온 점은 극도로 양극화한 미국 정치 현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성공 사례를 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야당과 2조 달러의 인프라 예산 규모에 합의하고도 재원 조달 이견으로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을 마친 뒤 “워싱턴에서 수많은 연설과 약속들이 있었지만 오늘 이 일을 끝냈다. 미국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나라를 전진시킬 유일한 방법은 타협과 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며 “이것이 우리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이자 미국식 민주주의”라고 힘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해당 법안이 미국 내수에 도움이 되도록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미국산을 우선 사용할 것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또 인프라 사업을 총괄 감독하는 자리에 미치 랜드리우 전 뉴올리언스 시장을 임명했다. 그는 시장 재임 시절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폐허가 된 뉴올리언스를 재건하는 데 앞장섰다.
인프라 투자법안은 통과됐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법안 통과와 서명을 통해 추락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사회투자(사회복지 지출) 법안 통과까지 기대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리스크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인프라 법안과 동반 처리할 예정이었던 ‘사회복지 지출 법안’은 그 규모가 크게 축소된 데다 통과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3조5000억 달러로 책정했으나 논의 과정에서 1조75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고 이마저도 아직 하원에서 계류 중이다. 백악관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번 주에 해당 법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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