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佛도 난민 갈등… “프랑스가 단속 안해” “영국 노동계 탓”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6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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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 그로드노에서 난민들이 인도주의적 원조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14일(현지시간)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 지대 그로드노에서 난민들이 인도주의적 원조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시스
동유럽 벨라루스와 폴란드가 난민을 두고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 또한 난민 갈등을 빚고 있다고 가디언 등이 15일 보도했다. 영국은 ‘프랑스가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英佛) 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오는 불법 이민자를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프랑스는 ‘영국 노동계가 불법 이민자를 적극 채용하기 때문에 난민들이 몰려든다’고 맞선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영불해협을 건넌 난민 수는 약 2만3500명으로 지난해(8417명)의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11일에는 무려 1185명이 영불해협을 건너 일일 최고치를 경신했다. 난민의 대부분은 중동 출신으로 노르망디 등 프랑스 북서부 해안가에서 소형 구명보트를 타고 영불해협 간 폭이 가장 좁은 부분(33㎞)을 횡단해 영국에 도착한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뉴시스
영국은 1월 14대에 불과했던 난민 보트가 7월 128대까지 증가하자 같은 달 프랑스 정부에 난민 관리 비용으로 5400만 파운드(약 873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런데도 프랑스가 난민 단속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유럽이 프랑스 해변의 난민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프랑스를 겨냥했다.

반면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 장관은 “영국이 프랑스를 자국 내부 정치를 위한 ‘펀치백’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문제의 본질은 저렴한 비용 때문에 난민을 마구 채용하는 영국 노동시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난민의 영불해협 횡단을 100% 방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 장관의 회동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가디언은 이번 사태로 영국 내에서는 영국의 유럽연합(EU) 잔류를 촉구해 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난민 이동을 적극 단속하지 않는 식으로 EU를 떠난 영국에 일종의 앙갚음을 하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은 EU 탈퇴 후 프랑스를 포함한 EU 소속 선박이 영국 인근 해역에서 어업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대폭 축소했다. 이로 인해 양국은 지금까지 치열한 어업권 분쟁 또한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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