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여성이 골수이식 등의 치료 없이 8년 만에 저절로 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 두 번째 자가치유 사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30세 여성이 2013년 3월 HIV 진단을 받았다.
이 여성은 임신을 한 2019년까지 ‘항레트로바이러스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가, 임신 중후반기 6개월 동안 약물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아기가 HIV 음성으로 건강하게 태어나자 치료를 중단했다.
첫 진단 후 8년이 지난 현재 여성의 몸에 HIV 활동 징후가 전혀 없다는 것을 연구진들이 확인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라곤연구소의 위쉬 박사 연구팀은 “정기적인 치료를 받은 적이 없지만 8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몸에 온전한 바이러스의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며 “희귀한 ‘엘리트 컨트롤러’다”라고 보고했다.
HIV는 인간의 몸 안에 살면서 면역기능을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에이즈를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HIV에 감염된 인원은 약 3800만 명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몸이 어떻게 복제 가능한 HIV를 완전히 퇴치할 수 있었는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서로 다른 면역 메커니즘이 결합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세포독성 T세포와 선천적 면역 메커니즘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위쉬 박사는 “이번 사례는 HIV 치료법을 찾기 위한 현재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에이즈 없는 시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희망을 품었다.
앞서 로린 윌렌버그라는 67세 여성이 자가치유로 완치된 첫 사례로 보고된 바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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