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MZ세대(1980~2000년대생) 사이에서 ‘오징어게임’을 위시한 K드라마 열풍이 거세지면서 꼬일대로 꼬여있는 한일관계가 향후에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전세계 넷플릭스 톱 10 순위를 제공하는 일본 사이트 네토후리에 따르면 17일 일본 넷플릭스 톱 10에 진입한 작품 중 6편이 한국 드라마다. 1위는 46일간 전세계 1위 자리를 지킨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이 차지했다.
K드라마 열풍을 반영하듯 일본 인터넷 블로그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소개하거나 순위를 매기는 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블로그에선 한소희 주연의 ‘마이네임’을 소개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로 단번에 다 봤다”라며 추천을 권하고 있다.
일본 내 한국 여행심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소품과 음식, 장소 등의 사진을 찍어 마치 한국에 간 듯한 기분을 내는 이른바 ‘도한놀이’(渡韓ごっこ)가 유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6일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한놀이 체험장을 마련하면서 SNS에 관련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한 방문객은 “오픈 2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말하며 “잠깐이지만 한국 간 기분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K팝에 이은 K드라마가 일본 젊은이들의 주류문화로 올라서면서 한일관계 개선 기대감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내 한류 열풍을 다룬 지난달 기사에서 “일본의 10대와 20대는 한국을 뒤처진 나라로 보지 않는다”며 “젊은층은 기성 세대와 달리 한국에 우호적이다”라고 봤다.
한국과 일본의 청년문화에 정통한 미노리 후쿠시마 도코하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한일관계는 얼어붙었지만 문화적 교류는 여전히 활발했다”라며 “문화를 매개삼아 이웃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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