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박물관이 소장한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반환을 놓고 영국과 그리스 간 신경전이 다시 벌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조각상을 돌려달라는 그리스 총리의 요구에 “조각상 반환은 박물관이 결정할 일”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16일 가디언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 총리 관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존슨 총리에게 영국 박물관의 대표적 소장품 중 하나인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을 돌려달라고 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존슨 총리가 “진정한 헬레니즘 문화 애호가”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파르테논 조각상을 돌려주면 그리스에서 한 번도 반출된 적 없는 문화재를 전시하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존슨 총리는 “문화재를 향한 그리스인들의 마음은 이해하나 이는 전적으로 영국 박물관 이사회의 권한이며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러한 존슨 총리의 입장은 앞서 그리스 언론에 말한 내용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3월 그리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파르테논 조각상은 엘긴 경이 오스만제국의 허락을 받고 합법적으로 반출한 것”이라며 “1816년 영국 의회가 반출 과정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다”고 했다. 영국 박물관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이 합법적으로 반출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 같은 내용을 홈페이지에도 고지하고 있다.
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미묘한 입장 변화가 파르테논 신전 조각상 반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다시 불 지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에서 1802년 엘긴 경이 떼어내 영국으로 가져온 조각상은 영국 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품 중 하나로 ‘고대 문화의 모나지라’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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