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외교적으로 보이콧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달 중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는 보도가 16일(현지 시간) 나왔다. 미중 양국이 전날 정상회담에서 충돌을 막고 긴장을 낮추려 시도한 것과는 별개로 인권과 관련된 분야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의 조시 로긴 칼럼니스트는 이날 칼럼에서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는 공식적인 권고가 이미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대회에 출전하고 공식 대표단이 개회식 등에 참가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는 이런 방침을 알리되 보이콧 여부는 각국이 판단해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로긴은 외교안보 분야를 오래 취재해온 언론인으로, 칼럼 등을 통해 백악관 내부 기류를 전해왔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언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을 베이징 올림픽에 초청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하지만 15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다. 로긴은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논의는 정상회담과는 별개로 진행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 의회 내 대중국 강경파 의원들은 신장과 티베트 등에서 자행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에 경고하기 위해 베이징 올림픽을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이 보이콧 방침을 최종 확정하면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미중의 4자 회담 개최를 통해 남북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기대한 정부의 구상은 시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중국까지 참여시켜 남북미중 4자가 베이징에서 서명하는 시나리오까지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부는 상대국 언론인에 대한 사실상의 추방 조치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관영 매체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언론인들에게 1년짜리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중국도 미국 언론인을 상대로 똑같은 조치를 하기로 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은 자국 내 미국 기자들이 자유롭게 중국을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수 있게 허용했다”고 밝혔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미중 간 합의가 추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16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전체적인 현안들에 대해 참모들이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2주 내로 더 발표할 내용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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