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 매도로 연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납세액의 3배에 가까운 88억 달러(약 10조 40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팔아치워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머스크가 지난 9일 동안 매각한 테슬라 주식이 약 820만 주로 88억 달러가 넘는다며 그가 자산 일부를 현금으로 전환하거나 내년에 납부할 세금을 사전에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이번 주 행사한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을 내는 데 필요한 돈은 약 30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다. 현재 시세라면 280만주를 매각하면 되지만 머스크는 주식을 이보다 약 3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어치 이상을 추가로 매각한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 6일 “최근 미실현 차익이 세금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테슬라) 보유 주식 10% 매각을 제안한다”며 6000만 트위터 팔로워를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에 나섰다.
그는 또 자신은 어디에서도 급여나 보너스를 받지 않아 재산이 주식에 묶여 있다면서 “세금을 낼 유일한 방법은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매도 목적이 세금 납부임을 강조했다.
트위터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58%가 그의 주식 매각에 찬성한 관계로 그는 지난 8일부터 주식 매도를 통해 지금까지 테슬라 보유주식의 약 5%를 매도했다. 그러나 세금납부 시점이 1년이나 남은 시점에서 지금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의도에 관해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에 마련된 보상계획에 따르면 머스크는 2640만 주의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다. 이 옵션 행사 기간은 내년에 만료돼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 머스크는 주당 6.24달러에 옵션을 행사할 수 있으며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1080달러 정도다.
노트르담대학 브래드 바더처 회계학 교수는 “연방 세액은 매각 수익의 40%에 달할 수 있다”며 “그가 만약 1년 뒤에 ‘즉시 매각’(immediate sale) 형식을 취했다면 통상소득으로 세금이 매겨져 스톡옵션 세금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 분석가는 트위터 여론조사에 대해 일반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머스크가 투자자들에게 신호를 보내 대량 매도를 막은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그는 “그가 트위터 여론조사를 하지 않고 주식 매각을 시작했다면 주가는 현재가보다 15% 정도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으로 그가 여론조사 결과를 따르겠다고 밝힌 때보다 약 14% 하락했다.
미시간대 에릭 고든 법·경영학 교수는 머스크가 내년에 낼 세금을 위해 지금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그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머스크는 그동안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주가를 능숙하게 움직여왔다며 “그는 자신이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데 달인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 모습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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