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기 깨진 북미 3개국 정상회의가 5년 만에 부활했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만나 지역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북미 3개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인 건 5년여 만에 처음이다. 마지막 정상회의는 2016년 6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 및 엔리케 페냐 니에토 당시 멕시코 대통령과 트뤼도 총리가 가진 8차 정상회의가 마지막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선 트뤼도 총리,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순으로 각각 양자 회담을 갖고, 이후 3자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주요 의제는 크게 Δ무역과 Δ에너지 Δ이민 정책 Δ백신 및 기후 대응 협력 등이었다.
무역과 관련, 이들 국가는 연간 약 1조5000억달러(약 1773조원) 규모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 틀에서 협력 강화를 모색하지만, 미국과 캐나다는 목재와 파이프라인 등 일부 분야에서 오랜 무역 분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또 캐나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세금 감면 방침이 아메리카 대륙 내에서 고도로 통합된 자동차 산업을 저해할 수 있고, USMCA 위반 소지도 있다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산 우선 구매 정책(바이 아메리칸)도 양보할 수 없는 쟁점이다.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멕시코가 국영기업 주도의 에너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두고 미국과 캐나다가 재차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국경 개방 기조에 따라 밀려드는 이민자 문제로 국내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멕시코의 협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
팬데믹 극복과 중국과의 전략 경쟁도 미국 측에서 꼽는 중요한 협력 분야다.
이 밖에도 이번 회담 결과로 발표될 구체적인 합의 중에는 코로나19 백신 기부와 신 메탄 감축 합의가 있다고 미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북미 3개국이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분야 메탄 배출량을 60%에서 75%로 줄이는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백신 기부와 관련해서는 캐나다와 멕시코가 기존 미국에게서 빌린 수백만 회분의 백신을 다른 나라에 기부한다는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대 중국 공조 관련, 3개국 정상은 강제 노동 의혹을 받는 신장산 제품 수입 금지를 약속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트럼프 방식에서 벗어나 ‘협력’ 이란 자기 색깔로 이들 국가와 새롭게 관계 재설정을 하고자 한다는 취지도 있다.
3개국 정상은 2005년 이른바 ‘세 친구 정상회의(Three Amigos summit)’를 통해 대면 만남을 정례화하고 2016년까지는 거의 매해 만났지만, 이 관행은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중단된 바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