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해 마르세유와 리옹 등에선 수만 명이 모여 ‘여성에 대한 성차별과 성폭력을 중단하라’는 대형 현수막을 앞세우고 행진을 벌였다.
최근 프랑스 여성단체는 자체 집계를 통해 올 들어 적어도 101명의 여성이 현재 연인이나 헤어진 연인에게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3일에 1명꼴로 데이트 폭력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올 9월 초 프랑스 남동부 도시에서 38세 여성이 출근길에 전남편에게 칼에 30차례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은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졌다. 2017년 프랑스에서 이뤄진 전국 단위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22만 명 이상의 프랑스 여성들이 파트너로부터 신체적, 성적 학대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내에서 데이트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자 프랑스 정부는 올 9월 기준 총 2500대의 긴급 구조 전화기를 전국에 배치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폭력 발생을 줄이는 데는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시위 참가자는 “(데이트 폭력을 저질러) 일시적으로 구금되거나 심지어 투옥되었지만 결국 아무런 조치 없이 풀려난 남성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현지에선 정부가 3억6000만 유로(약 4841억 원)의 돈으로 보호소를 만드는 현재 정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폭력 방지를 위해 매년 10억 유로(약 1조3448억 원)의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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