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오리(張高麗·75) 전 중국 부총리한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35)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우려를 표시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엔도 중국을 압박하고 나서는 등 국제사회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간) 펑솨이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할 있는 증거를 내놓으라며 중국을 압박했다. 사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펑솨이가 중국 고위 당국자 출신으로부터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 실종된 것 같다는 보도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그녀의 행방과 안전에 대해 검증 가능하고 독립적인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폭행과 관련된 어떤 주장도 조사돼야 하고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여성의 말할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비판에 대한 중국의 무관용 정책과 비판자를 침묵시키려고 해온 전력을 미국은 규탄하며 앞으로도 계속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20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베이징 올림픽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유엔도 중국을 압박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 엘리자베스 트로셀 대변인은 이날 “펑솨이의 안전과 행방을 검증할 증거를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펑솨이의 안전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 관영매체 기자들은 트위터에 펑솨이의 근황을 담은 동영상과 사진을 잇달아 올리기 시작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추시보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 대회 결승전 개막식에 펑솨이가 나타났다”며 동영상을 올렸다. 후 편집장은 20일 밤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코치, 친구들과 식당을 찾은 동영상을 올렸다. 동영상에서 한 참석자가 “내일이 11월 20일”이라고 이야기하자 펑솨이가 “내일은 21일이에요”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중국중앙(CC)TV 계열 영어 채널인 CGTN 기자도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인형이 가득 놓인 방에서 고양이를 데리고 놀고 있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펑솨이의 최근 동영상이 공개되긴 했지만 아직 본인 스스로 자신의 상황을 밝히진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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