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하다 암살당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가 워싱턴포스트(WP)에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팝스타 저스틴 비버에게 사우디 공연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21일(현지시간) WP는 자말 카슈끄지의 약혼녀이자 중동 연구자인 하티제 젠기즈(39)가 저스틴 비버에게 쓴 공개서한 내용을 전했다 서한의 제목은 ‘저스틴 비버, 제발 내 약혼자를 살해한 정권을 위해 공연하지 말아달라’.
서한에 따르면 젠기즈는 비버에게 “다음 달 5일 사우디 공연을 취소해달라”면서“정권에 반대하는 이들을 죽이는 현 정권이 당신의 이름과 재능을 이용해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젠기즈는 비버에게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우디에서 그의 동의 없이 중요한 일이 진행되는 경우는 없다. 심지어 당신 얼굴이 내 약혼자를 처형한 사람과 같이 웹사이트에 올라왔다”고 알렸다.
젠기즈는 지난해 비버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지지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비버는 지난해 “인종차별은 악이며 우리 문화에 깊이 찌들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에 나는 이 플랫폼을 이용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올해 당신은 ‘저스티스’(정의)라는 앨범과 ‘프리덤’(자유)이라는 앨범을 냈다. 사우디는 둘 다 절실하게 필요하다. 사랑하는 카슈끄지의 살인자를 위해 노래하지 말아달라”라고 요청했다.
한편 비버는 오는 12일 사우디에서 개최되는 포뮬러원(F1) 경기를 기념하는 콘서트에 오를 예정이다. 무대에는 ASAP 로키, 데이비드 게타, 제이슨 데룰로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방문한 이후에 실종됐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파견한 요원 15명이 카슈끄지를 고문하고 살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국제적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은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카슈끄지 피살’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카슈끄지 피살은 빈 살만 왕세자의 승인을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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