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 트럼프 지지자 재판서
“고어, 논쟁여지 더 많았지만 수용
당신 속인 사람은 지금도 거짓말”
올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에 대한 재판에 20년 전 대선 패배에 승복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 소환됐다. 판사가 선거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비교해 고어 전 부통령을 ‘상남자(a man)’로 추켜세우면서다.
22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레지 월턴 판사는 의회 난입 사태로 기소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애덤 존슨(36)에 대한 재판에서 “고어 전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대선 결과에 대해 논쟁할 여지가 더 많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받아들일 줄 아는 상남자였다”며 “그는 (결과를) 받아들이고 떠났다”고 말했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고어 전 부통령은 1784표 차이(0.1%포인트)로 플로리다주를 내주면서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이후 기계 재검표 결과 327표 차이로 표차가 줄어들자 고어 후보는 수(手) 검표를 요구했으나 연방대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대법원 결정을 받아들이고 패배를 승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월턴 판사가 재판 과정에서 고어 전 부통령 사례를 언급한 것은 아직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턴 판사는 존슨을 향해 “당신은 거짓말에 따라 플로리다에서 워싱턴으로 올 만큼 속이기 쉬운 사람”이라며 “당신을 속인 사람은 지금도 같은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존슨은 이날 재판에서 정부 재산 절도 혐의 등을 인정하며 선처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최대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CNN 등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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