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전략비축유 방출…美 “효과있다 vs 전문가들 ”글쎄“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24일 12시 53분


미국이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결정했지만, 유가를 잡는데 효과가 있을지를 놓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미 행정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기름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는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증가가 있지 않는 한 비축유 방출만으론 유가를 잡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유가급등에 맞서 전략비축유 5000만 배럴을 방출할 것이며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머지않아 연료를 채우는 곳에서 기름값이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장기적으로 깨끗한 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고유가에 직면한 이유는 산유국과 대기업들이 수요를 충족할 만큼 빠르게 석유 공급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략비축유 방출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OPEC+ 등 산유국, 대기업들의 부족한 생산량을 어느 정도 메우고 그동안 산유국들과의 생산량 증대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산유국 및 기업들에 증산 압력을 가하기 위한 조치로도 판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85달러를 넘으면 미국이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몇 주 전부터 경고해왔다. 그러나 산유국들은 자신들의 생산량 증대 계획이 있다며 미국 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국의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마저도 이러한 조치에 반대 입장을 표하는 상황이다. 바이든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직면한 이란과의 관계 조율을 통해 석유 카르텔의 시장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석유 및 가스업체들이 불법행위를 통해 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의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진 미지수지만 이 역시 기름값 안정화를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불법행위가 적발될 시 장기적으로 유가 안정화에 도움될 수 있다는 분석도 따른다.

반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정적 전망이 주를 이룬다.

바클레이스의 분석가들은 “전략비축유 방출은 지속 가능한 공급원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시장 개입의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이 방출키로 한 5000만 배럴은 많은 양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미국에서 이틀 반 정도의 석유 소비량 수준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미 에너지부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2019년 미국 석유사용량은 하루 평균 약 2050만 배럴이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석유 사용량이 하루 평균 1810만 배럴까지 줄어들었다.

전략비축유 방출이 산유국과 석유기업들의 반발을 사 유가 안정화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란 견해도 있다.

OPEC+ 측은 전략비축유 방출에 반대하며 현재 석유시장 여건상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분석가 캐롤라인 베인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은 OPEC+가 증산하는 것의 속도를 늦추도록 자극해 역효가가 날 수도 있다”며 “OPEC+가 지속적으로 생산량을 회복한다면 내년 1분기에는 자연스럽게 유가가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ING의 상품 전략 책임자 워렌 패터슨은 “유럽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과 전략비축유 방출은 다음달 2일 예정된 산유국 회의에서 생산량 증가에 반대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만약 생산량을 증가하지 않는 결정을 내린다면 석유 시장에 추가 변동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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