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변이’는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된 지 2주가량밖에 되지 않아 명칭도 정식으로 채택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우려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인체 세포에 더 잘 달라붙게 될 수 있고, 기존 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된 백신의 면역 기제를 회피할 수도 있다. 뉴 변이는 바이러스가 몸속 세포에 침투할 때 열쇠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32개로 델타 변이(16개)의 2배다. 툴리우 지올리베이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염병대응혁신센터 국장은 “뉴 변이는 돌연변이 수가 매우 많고, 높은 전파력과 연관된 특징이 있을 뿐 아니라 백신의 면역을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고 26일 밝혔다. 수전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청(HSA) 선임 의학고문은 “(뉴 변이의) 감염재생산지수가 2 정도로 이제껏 발생한 변이 중 가장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팬데믹 이래 이 정도로 높은 감염지수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HSA는 뉴 변이를 두고 “지금까지 본 것들 중 최악(worst)”이라고 설명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우려스러운 정황도 속속 전해지고 있다. 홍콩 당국은 남아공에서 입국한 뉴 변이 감염자와 호텔 같은 층에 머물렀던 캐나다 출신의 2차 감염자 사이에 직접 접촉이 없었다면서, 뉴 변이가 공기를 통해 전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츠와나에서는 22일 뉴 변이 감염자 4명이 백신 접종 완료자로 확인됐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밝혔다. 이스라엘에서도 백신 접종 완료자가 뉴 변이에 감염됐다.
뉴 변이의 확산이 일부 지역에서 그치거나, 중증 질환 유발과 치명률 등에서 다른 변이에 비해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과학자들은 뉴 변이의 실질적 위험성에 관해 긴급히 연구를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WHO가 긴급회의를 통해 뉴 변이를 ‘관심 변이’와 ‘우려 변이’ 중 무엇으로 지정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에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4종류가 있고, 그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에는 에타 요타 카파 람다 뮤 5종류가 있다.
면역이 약한 환자의 몸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오래 머무르면서 뉴 변이가 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남아공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820만 명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환자가 있다. 지난해 남아공발 베타 변이 역시 기원을 두고 같은 가능성이 제기됐다.
델타 변이보다 위험성이 더 클 수도 있는 뉴 변이 확산 소식에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에 비해 1.47%(43.83포인트) 하락한 2,936.44에 장을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2.67%)와 일본 닛케이평균주가(―2.53%)는 2%대 급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각각 1.61%, 0.56% 떨어졌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하락세다. 26일 오후 10시 반(한국 시간) 현재 유럽 증시의 우량주를 모은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전일보다 3.52% 급락했다. 프랑스(―3.82%) 독일(―3.06%) 영국(―2.97%) 등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시각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4.19달러(―5.10%) 하락한 배럴당 78.03달러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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