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분류했다. 알파, 베타, 감마, 델타에 이어 다섯 번째 ‘우려 변이’다.
로이터통신은 26일(현지시간) WHO가 긴급회의를 열어 이렇게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WHO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이달 9일 수집된 표본에서 처음 확인됐다”며 “이달 24일 WHO에 처음 보고됐으며 최근 몇 주 동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검출과 동시에 감염이 가파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 내부에 32개 돌연변이를 보유하고 있어 16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델타 변이보다 두 배나 많다.
WHO는 “PCR 테스트 결과 이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며 “이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급증은 이전 사례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지되어 이 바이러스가 더 성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진화 기술 자문단이 코로나19 역학의 해로운 변화를 나타내는 증거를 바탕으로 ‘우려 변이’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며 “WHO는 이를 받아들여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WHO는 감염 전파력, 바이러스의 증상, 백신 효과 등에 따라 ‘우려 변이’ 바이러스와 ‘관심 변이’ 바이러스로 분류하고 있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주 사이 12배 넘게 증가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오미크론이 확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미크론은 이달 11일 남아공과 이웃한 보츠와나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이후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급증했고, 이달 26일에는 벨기에에서 유럽 첫 감염 사례도 확인됐다.
유럽연합, EU 회원국들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오는 입국자를 일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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