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불(英佛)해협을 건너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오는 난민 문제를 두고 두 나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4)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57)에게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전쟁과 가난을 피해 탈출하는 난민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심각해져야 한다”며 “국가 정상들은 이런 사안에 관해 트위터나 공개편지로 소통하지 않는다. 우린 내부 고발자가 아니다”라며 존슨 총리에게 쓴 소리를 했다.
앞서 25일 존슨 총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프랑스에 보내는 공개편지’를 띄웠다. 이 편지에는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에 도착한 난민들을 다시 프랑스로 돌려보내고 영국과 프랑스가 합동으로 프랑스 해안을 순찰하는 등 5개의 요구사항이 담겨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공개편지에 분노한 이유는 이 문제와 관련해 23일 진행한 양국 정상 간 전화 회담에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28일로 예정됐던 영불해협 관련 유럽연합(EU) 장관 회의에 영국을 초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4일 프랑스 칼레 인근에서 영불해협을 건너던 고무보트가 침몰해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 등 난민 27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간 르몽드는 “영국이 EU를 떠나는 브렉시트 후 양국은 영국 해역에서의 조업권을 놓고 분쟁 중인데 이런 갈등이 난민을 둘러싼 책임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4월 재선을 노리는 마크롱은 자국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는 모습이 필요한 상황이며, 존슨 역시 집권여당 보수당의 반이민 정서를 의식하고 있다”며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난민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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