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38억엔 이례적으로 추경 포함
총 6조1160억엔… GDP의 1.09%
2012년 아베 집권 이후 매년 증가
美도 ‘더 큰 안보역할’ 증액 압박
올해 일본의 방위비가 처음으로 6조 엔(약 6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가 안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미국 측도 일본에 ‘더 큰 안보 역할’을 주문하면서 양측의 공통 분모인 방위비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6일 35조9895억 엔의 추가경정예산을 국무회의(각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중 방위비는 7738억 엔이다. 다음 달 국회에서 이대로 통과된다면 올해 본예산으로 책정돼 있던 방위비까지 합쳐 6조1160억 엔이 된다. 도쿄신문은 “초계기, 수송기, 요격 미사일 등 방위장비품(무기)을 새로 구입하는 비용이 추경에 포함되면서 금액이 커졌다”며 “무기 구입은 통상 본예산에 반영되는데 추경에 반영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일본은 2012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들어선 이후 매년 방위비가 증가했다. 추경까지 합친 기준으로 2014년 5조885억 엔이었던 방위비는 올해 6조1160억 엔이 돼 7년 만에 1조 엔 이상 증가했다. 역대 정권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 이내로 하는 것을 목표로 해 왔지만 추경까지 합치면 2012년 이후 8번이나 1%를 넘었다. 올해는 GDP의 1.09%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집권 자민당은 10월 말 중의원 선거 공약으로 방위비를 ‘GDP 대비 2% 이상’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선거에서 승리한 후 방위비 증액을 가속화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10월 각의에서 경제대책을 지시하며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국민의 안전, 안심 확보’를 들었다”며 “경제대책에 안전보장을 포함시키면서 방위비가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본에 방위비 증액을 직간접으로 요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5일 기시다 총리와 가진 통화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방침에 기대를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27일 뒤늦게 보도했다. 교도는 “미일 정상의 첫 통화에서 일본의 방위비 증액 관련 언급이 나옴에 따라 첫 대면 정상회담이 실현되면 방위비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일 미국대사를 지낸 윌리엄 해거티 미국 상원의원(공화당)은 28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GDP의 1% 이내로 묶여온 일본 방위비를 조기에 2%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거티 의원은 “미국은 GDP의 3.5% 이상을 국방비로 책정해 일본과 유럽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며 “동맹국이 방위예산을 GDP의 2%까지 증액하는 것도 곤란하다면 아이들 세대에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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