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11월 소비자물가가 5.2%나 상승하면서 동·서독 통일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벨기에도 11월 물가 상승률이 5%대에 달하면서 유럽 전체에 ‘물가 비상’이 걸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29일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11월 에너지 가격은 22%, 식품 4.5%, 서비스 2.8%, 임대료는 1.4% 증가해 에너지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서부 라인란트팔츠 주의 경우 난방유 등 석유 가격은 51.9%, 마가린과 버터는 각각 14.1%, 11.5% 올랐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에너지 공급란 등이 겹치면서 10월 물가 상승률도 4.5%였다”며 “소비자물가지수(CPI) 5.2% 상승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로 물가가 급등했던 1992년 6월(5.8%) 이후 2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전했다.
하루 전날 발표된 스페인의 소비자물가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해 1992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다. 벨기에의 11월 소비자물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상승했다. FT는 “유로화 사용 19개국인 유로존의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4.4%에 달해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이 될 것”이라며 “이는 유럽중앙은행(ECB) 목표치인 2%의 2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럽의 물가 상승세는 올해 연말까지 최대치에 달한 후 내년부터는 서서히 안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확산하면서 유럽 전역에 방역조치가 강화되고 그 여파로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벨 슈나벨 ECB 국장은 이날 독일 ZDF방송 인터뷰에서 “유럽 내 물가 상승세가 통제범위 밖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며 “내년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2%)나 그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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