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일 생기면 美日에도 일 생겨”
대만 국책연구원 화상강연서 밝혀… 中 “머리 깨져 피가 흐를 것” 반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대만에 (전쟁 같은) 일이 있다는 것은 일본에도 일이 있다는 것이고, 일미(미일) 동맹에도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일이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자 중국 측이 강하게 반발했다.
후지TV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1일 대만 국책연구원이 주최한 모임에서 화상 강연을 통해 “일본과 대만은 지금부터 직면할 환경에 긴장해야 할 것”이라며 “하늘에서, 바다에서 중국은 온갖 종류의 군사적 도발을 계속할 것이라고 예측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결코 잘못된 판단을 해선 안 된다. 일본과 대만은 반복해서 (중국에) ‘잘못된 길을 가지 말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거세게 반발했다. 왕 대변인은 “중일 4대 정치문서 원칙을 무시하고, 대만 문제에 대해 공공연하게 횡설수설, 손짓발짓하며 중국의 내정을 함부로 말했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양국이 서명한 4대 정치문서는 1972년부터 2008년에 걸쳐 발표됐으며 일본의 과거사 반성 및 ‘하나의 중국’ 원칙 등을 담고 있다.
왕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로, 다른 사람이 함부로 손대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 인민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頭破血流)’이란 문구는 시 주석이 7월 1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외국 세력이 괴롭히거나 압박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쓴 표현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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