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발언이 중일 관계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아베 전 총리의 발언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중국이 이 같은 생각이 일본내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베 전 총리가 대만에 군사적 압력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다루미 히데오(垂秀夫駐) 주중 일본 대사가 중국 측에게 “일본 내에 이런 생각이 있다는 것은 중국으로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아베 전 총리는 대만 민간 연구기관이 주최한 한 강연에 화상 형식으로 참가해 “대만의 유사(有事·일이 있음)는 일본의 유사다. 미일 동맹의 유사이기도 하다”며 “이런 점의 인식을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결코 잘못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만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미일 공동 대응 입장을 시사했다.
특히 “(중국의) 군사적 모험은 경제적 자살의 길이기도 하다. 대만에 군사적 모험을 할 경우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중국은 깊은 상처를 입게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을 둘러싸고 지난 1일 밤 중국은 다루미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 대변인은 다루미 일본대사에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이 “중국의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하고 중국의 주권에 도발하며 대만독립 세력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절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일본의 최장수 총리인 아베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으로 총리를 사임했다. 이후에도 정계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집권 자민당의 가장 큰 파벌의 회장으로 취임하며 ‘아베파’의 수장으로 올라섰다. 정국에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도 그를 말레이시아 특사로 임명하는 등 가까이 두고 있다. 지난달 30일 아베 전 총리를 총리 관저로 불러 약 20분 간 회담하기도 했다. 아베 전 총리의가 아베파 회장 취임 인사를 위해 면담을 신청했다. 기시다 총리는 총리 관저 입구까지 나와 아베 전 총리를 맞이했다.
아베 전 총리의 특사로서 말레이시아 방문은 이달 초 예정됐으나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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