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결국 미국에서도 나왔다. 백신 접종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한 사람으로 증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오미크론의 첫 감염자가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이 감염자는 지난 달 22일 남아공 여행에서 돌아왔다가 2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더나 백신을 두 차례 접종했지만 부스터샷은 아직 맞지 않았으며 나이는 18~49세 사이인 것으로만 확인됐다. 현재 격리 중인 감염자는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가 회복 중으로, 밀접 접촉자들 역시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지만 전원 음성으로 나왔다. 캘리포니아대학 연구진이 30일 이 환자에게서 샘플을 추출해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을 수행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보건국장 마크 갈리는 이 환자의 상태가 안정적인 것을 두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우치 소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첫 번째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온 것을 두고 “이는 사람들이 백신을 맞는 게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특정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부스터샷을 접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델타 변이 때도 백신이 그 변이에 특화되지 않았지만, 면역력 향상을 통해 우리는 보호받을 수 있었다”며 “이는 부스터샷으로 면역 반응이 증가할 경우 오미크론으로 인한 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 변이를 겨냥한 백신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필요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2주 또는 그 이상이 지나면 이 변이의 전염성과 심각성 여부, 또 이 변이가 기존 백신을 회피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미국도 해외 여행객의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미국에 입국하는 모든 항공 여행객들이 비행기 탑승 전 하루 이내에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토록 하는 방안을 시행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출발 전 3일 이내에 음성 확인서를 제출한 여행객에게 입국을 허용했는데 음성 확인서 기준을 탑승 전 사흘 이내에서 하루 이내로 강화하는 것이다. 하루 이내 음성 확인서 제출 규정은 외국인 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와 함께 입국 후 3~5일 이내에 코로나19 테스트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방안들이 언제 공식 발표되고 시행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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