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구성 ‘보수 6명-진보 3명’, 미시시피 ‘임신 15주후 낙태 금지’
현행대로 유지할 가능성 높아져… 기존 ‘22~24주 허용’ 판례 깨지면
최소 20개주서 낙태 불법화 전망
보수 성향 대법관이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1일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권 제한을 시사했다. 이날 심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수 대 진보 대법관의 수가 6 대 3으로 바뀐 뒤 처음 이뤄진 것으로 연방대법원은 낙태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판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금지하는 미시시피주의 낙태법을 놓고 심리를 진행했다. 이 사건은 미시시피주의 유일한 낙태 클리닉인 ‘잭슨여성보건기구’가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변론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 대 웨이드(Roe vs Wade)’로 불리는 1973년의 연방대법원 판결로 임신 22∼24주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소송으로 기존 판례가 깨지면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불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대법원 판결은 내년 6월경 나온다.
이날 심리 과정에서 미시시피 주정부 측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왔던 1970년대에 비해 현재 피임이 더 쉬워졌고 15주 전에 낙태를 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연방정부 쪽에서는 “(낙태권 제한은) 개인의 권리를 전례 없이 축소하는 것으로 그 여파는 심각하고 신속히 나타날 것”이라고 맞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방대법원이 미시시피법을 유지하고 낙태 이론에서 주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명확하지만 6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 중 그 누구도 임신 22∼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현행법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 대법관 중에서 가장 온건하다고 알려져 있는 존 로버츠 대법관은 “15주는 임신을 끝낼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충분한 시간이 아니냐”고 물었다. 낙태 반대론자로 알려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여성이 원치 않는 출산을 한 뒤의 입양 절차와 여건 등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날 연방대법원 앞에서는 낙태권을 둘러싼 찬반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심리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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