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단 향하다 ‘봉변’… 남성 현장 체포
유세장 찾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제무르 지지자들에 폭행당해 부상도
“제무르 극단성, 사회갈등 키울 우려”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언론인 에리크 제무르(63·사진)가 대선 출마 선언 후 처음 나선 유세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헤드록’ 공격을 당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내년 4월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최근 선언한 제무르는 5일 파리 근교 빌팽트에서 첫 유세에 나섰다. 그가 인파를 헤치고 연설 단상으로 향하는 길에 한 남성이 뛰어들어 헤드록을 걸었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는데 신원이나 헤드록을 건 이유 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제무르는 연설을 예정대로 진행했고 취재진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간 무소속이었던 제무르는 이날 ‘재정복’이란 이름의 정당을 창당한다고도 발표했다. 8∼15세기 이베리아반도의 가톨릭 왕국들이 연합해 이슬람 세력을 축출한 ‘레콩키스타’에서 유래한 단어다. 자신의 정치 활동이 이슬람을 몰아내기 위한 일종의 성전(聖戰)임을 주창한 셈이다. 선거운동 구호 역시 나폴레옹 황제의 명언을 차용한 ‘프랑스어에 불가능은 없다’로 정했다.
제무르는 이날 유세에서 “프랑스에는 지금 큰 위험이 도래했다. 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가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를 쫓아내고, 합법적으로 이민한 사람이라 해도 6개월 안에 직장을 찾지 못하면 프랑스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대표(53), 우파 공화당의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주지사(54) 등 보수 성향의 대선 후보들 사이에서 자신의 선명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세 현장에서는 제무르의 지지자와 반대파가 충돌했다. 제무르 지지자들이 한쪽에서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고, 다른 한쪽에선 ‘인종차별 반대’란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반대파가 소리를 질러댔다. 양측의 충돌로 최소 3명의 제무르 반대파가 다치는 등 그의 극단성이 사회 갈등을 키운다는 우려가 있다. 프랑스 검찰은 유세 현장 폭력 사태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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