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당초 계획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르면 내년 봄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14~15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여서 내년 3월 중에 마무리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연준은 매월 1200억 달러에 이르는 자산매입 규모를 매월 150억 달러씩 줄여 내년 6월경 종료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 기간을 단축해 자산매입을 조기에 끝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준의 적극적인 긴축 행보는 최근 경제 지표들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한참 웃돌아 6% 안팎까지 상승했고 실업률은 4.2%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얼마 전 발표된 3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전분기 대비 1.3%로 2001년 이후 최대폭 상승한 것이 테이퍼링 가속에 힘을 보탰다고 WSJ는 분석했다. ECI는 근로자가 받는 임금과 수당 등을 지수화한 것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만일 테이퍼링이 일찍 마무리된다면 금리 인상의 시계도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연준의 태세 전환으로 내년 봄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생겼다”면서 “이번 공개될 FOMC 점도표에서 대다수의 위원이 내년 0.25%포인트 이상의 금리인상을 예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점도표는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다.
이와 함께 연준은 이번 FOMC 성명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이라는 수식어를 삭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는 짚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상승 초기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경제 재가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물가 억제를 위해 통화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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