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패스’ 위조 들통나자…아내·3자녀 죽이고 극단선택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12월 8일 19시 00분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독일에서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를 위조했다가 발각되자 아내와 어린 세 자녀를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독일 베를린 외곽 쾨니히스 뷔스터하우젠 마을의 한 주택에서 40세 남성 A 씨를 포함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이웃 주민에게 발견됐다.

검찰은 부검 결과 5명 모두 머리에 치명적인 총상을 입어 사망했다고 밝혔다. 수사관들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A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동갑내기 아내와 4살·8살·10살 난 자녀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선 A 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아내를 위해 만든 백신 접종 증명서가 들통났다. 아내 회사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 내가 아내와 함께 체포되면 경찰이 아이들을 모두 데려갈까 두렵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집안에서 총을 한 자루 발견했지만 범행에 사용됐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 씨나 부인 모두 총기 소유 허가는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은 지난달부터 근로자가 고용주에게 백신 접종 증명서나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반드시 제출하도록 하는 이른바 ‘백신 패스’ 제도를 실시해왔다. 또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출하다 적발될 경우 벌금 또는 징역 1년 형에 처하는 법안이 최근 의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2일엔 중앙정부와 지역정부가 전 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해당 합의안이 국가 윤리위 권고를 받아 연방의회 표결을 거쳐 통과될 경우 내년 2월부터 백신 접종 의무화 규정이 시행된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백신 접종 의무화가 ‘국가적 연대’ 차원에서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독일은 최근 9주 연속 확진자 수가 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역대 가장 많은 9만6414명의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현재 독일 인구 중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전체의 69% 정도로 이탈리아 74.2%, 프랑스 70.5%보다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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