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소비자가격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이례적일 정도로 장문의 성명을 내고 치솟는 물가압박에 놓인 자국민 달래기에 나섰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다음날 나올 11월 CPI가 더 오를 수 있지만, 에너지와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세 둔화를 반영하지 않은 후행적 지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일 공개될 11월 에너지 가격 관련 정보는 오늘날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몇 주, 몇 개월 동안 예상되는 물가하락도 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수치를 높인 2대 변수인 에너지와 중고차 가격은 최근 하락 조짐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고 경제 보좌관도 거들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실업률이 1967년 수준으로 내려왔고 실질 가계소득이 오르는 것은 노동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고무적 신호”라고 강조하며 10일 나올 CPI의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디스 위원장은 “내일 나올 수치는 후행적으로 최근 물가 움직임을 포착하지는 않는다”며 최근 휘발유 가격이 9% 떨어졌다고 언급했다. 미국 20개 주에서 휘발유 가격은 20년 평균을 밑돌고 있고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러한 가격하락에 합류하는 주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디스 위원장은 “천연가스 가격의 급락도 겨울철 난방시기를 앞두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운임비용이 떨어졌고 밀과 돼지고기 같은 일부 원료 가격도 하락했으며 중고차 가격도 내려와 전체 소비자물가를 낮춰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31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르면서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 내리고 있다. 공화당은 치솟는 물가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정부지출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있고 식품을 포함해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제품의 상승률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올 초 이전부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례적 성명으로 다음주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15일 회의를 마치고 점도표(금리전망표)와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전망을 새로 업데이트한다. 또, 채권매입을 축소하는 테이퍼링을 예상보다 더 빨리 종료하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팬데믹 이후 첫 금리인상도 기존 내년 6월에서 3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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