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의 해일이 밀려들고 있다. 우리는 이 새로운 변이와의 전투에서 긴급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12일(현지 시간) 대국민 성명을 통해 이같이 경고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성명 발표에서 군대를 투입하는 등 역량을 총동원해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올해 안에 마치겠다고 밝혔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영국에서 이 변이 감염자는 지난달 27일에 처음으로 2명이 확인됐는데 이달 7일 하루에 100명을 넘겼고 12일엔 1239명이 보고됐다. 집계된 누적 감염자는 3137명이지만 정부 당국은 최근 영국 감염 사례의 3분의 1이 오미크론 변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영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약 5만900명으로 올해 1월 정점(5만9400명)에 근접했다. 영국에선 오미크론 변이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도 처음 나왔다. 존슨 총리는 13일 런던의 한 백신 접종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망자가 1명 이상 확인됐다고 말했다고 스카이뉴스가 전했다.
영국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서두르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 3개월이 지난 18세 이상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을 하고 있는 영국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부스터샷 완료 목표시기를 내년 1월 말에서 올해 안으로 한 달 앞당겼다. 이를 달성하려면 매일 100만 명 가까이 접종해야 한다. 영국은 임시 백신접종 센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일주일 내내 운영하며, 군부대 42개 팀을 접종에 투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경보는 5단계 중 두 번째로 높은 4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조만간 세계 각국에서 지배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2일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염력이 강하다면서 “현재의 데이터로 보면 지역 감염에서 델타 변이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13일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런던 내 신규 확진자의 4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고 내일이면 런던의 우세종이 될 것”이라며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걸 인정하고, 약한 변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앞서 영국 보건안전청(HSA)은 이달 말까지 감염자 수가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12일까지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나라는 70곳을 넘는다. 13일엔 중국에서도 감염자가 처음 나왔다.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폭증해 12일 하루에만 3만7875명이 확진된 것으로 보고됐다. 남아공이 이 변이 출현을 보고한 지난달 24일(1275명)의 약 30배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미국은 지난달 25일 추수감사절 연휴 이후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일주일 평균)는 지난달 28일 약 8만1000명에서 이달 6, 7일 12만 명을 넘었다. 12일에도 10만 명이 넘었다. 로이터통신은 12일 미국의 누적 확진자가 5000만 명, 누적 사망자가 80만 명에 이르렀다고 자체 집계했다. 미국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12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부터 최선의 보호를 원한다면 부스터샷을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방송 진행자가 오미크론 변이의 백신 면역 회피능력에 관해 묻자 “3차 접종으로 충분하기를 바라지만 만약 또 다른 부스터샷(4차 접종)이 필요하다면 보건당국이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면서 “매년 부스터샷을 맞을 필요가 있을지는 아직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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