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1명 코로나19로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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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지금까지 65세 이상 노인 100명 중 한 명 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이나 지인들 중에 코로나19로 죽은 사람이 최소 한두 명씩은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미국 노인들은 백신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있지만 사망자는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 중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이 훨씬 많지만 돌파 감염 사례도 꾸준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는 79만5727명으로 80만 명에 육박했다. 이중 65세 이상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 비중으로 봐도 65세 이상은 100명 중 한 명 꼴로 코로나19로 사망해, 65세 미만(1400명 중 1명 사망)에 비해 치명률이 훨씬 높았다. 사인 별로 보면 코로나19는 지난해 이후 전체 노인 사망의 13%를 차지해 심장병과 암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당뇨병, 사고사, 알츠하이머 등 다른 주요 사망 원인들도 추월했다.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노인들의 비중은 올 초만 해도 이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으면서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65세 이상 노인들은 87%가 백신 접종을 완료해 전체 인구 평균(61%)보다 접종률이 월등하게 높다. 하지만 노인 사망자 비중은 날씨가 추워진 10월부터 다시 상승곡선을 그려 지금은 다시 70%선을 넘어섰다. 또 백신을 맞지 않은 노인들을 중심으로 중증 감염 사례도 늘어나 이달 들어 병원이 입원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률이 높은 고령층에서 사망자가 예상과 달리 계속 불어나자 의료계는 우려를 금치 못 하고 있다. 물론 사망자가 여전히 백신을 안 맞는 노인들에게 쏠리고 있지만, 접종을 완료한 노인들도 코로나19에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노인들은 자연적으로 면역 체계와 신체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코로나19 같은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특히 올 들어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에 이어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하면서 일부 노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전체 사망자의 증가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NYT에 따르면 올 들어 누적 사망자가 50만에서 60만으로 10만 명 증가하는 데 114일, 60만에서 70만으로 상승하는 데 107일이 각각 걸렸다. 하지만 70만 명에서 79만5727명으로 사실상 10만 명이 더 증가하기까지는 불과 71일이 걸렸다.

미국은 일반인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14일로 딱 1년이 된다. 작년 12월 14일 뉴욕 대형병원의 간호사 샌드라 린지가 처음 백신을 맞은 이후 1년 만에 2억 명이 접종을 마쳤지만 여전히 감염자와 사망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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