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을 충격에 빠뜨린 미국 체조계 ‘미투(Me Too·성폭력 피해 사실 폭로)’ 사건과 관련해 미국체조협회와 미국 올림픽위원회(USOPC)가 피해자 500여 명에게 3억8000만 달러(약 4497억 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협회와 USOPC는 ‘미국 스포츠 역사상 최악의 성폭력’으로 평가되는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1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연방파산법원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합의안을 승인했다. 협회와 USOPC는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시행해야 한다.
소송에 참여한 피해자 중 300여 명은 미시간주립대 의대 교수이자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였던 래리 나사르(58)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 나사르는 1986년부터 30년 간 대표팀 선수들을 관리했는데 주로 어린 선수들에게 범죄를 저질렀다. ‘미국 체조여왕’으로 불리는 시몬 바일스(24)도 피해자다. 나사르는 2018년 법원에서 최장 175년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나머지 피해자들도 협회와 관련된 인물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협회는 2015년에 이미 나사르의 성범죄 사실을 확인하고서도 그에게 ‘조용한 은퇴’를 종용하는 등 사건을 덮으려 했다. USOPC와 협회는 나사르를 관리, 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사건을 방치했다.
앞서 미시간주립대는 2018년 피해자들에게 5억 달러(약 5915억 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금과 더하면 총 8억8000만 달러(약 1조410억 원)다. 이는 미국 역대 성폭행 사건 배상금 중 최고 금액이다. USOPC는 “선수들이 감내해야 했던 상처에 사과한다”고 13일 밝혔다. 협회 또한 “피해자들이 겪은 트라우마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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