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남편에 복종해야”…인도 성차별적 시험 문항 논란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3시 05분


최근 인도에서 중앙중등교육위원회(CBSE)가 성차별적 내용을 포함한 시험 문제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인도에서 10학년 학생들이 치른 영어영문학 시험 지문에 여성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을 빚었다. 인도 학제 상 10학년은 15~16세다.

해당 문항에는 “여성은 남편에게 복종해야만 젊은 사람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더해 “남편의 권위로부터 아내가 해방되면, 아이에 대한 부모의 권위가 훼손된다”라는 내용도 있다고 전해졌다.

시험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당 내용이 공유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따라 인도 정계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며, CBSE 이사회에 공식 사과와 조사를 촉구했다.

프리양카 간디 바드라 인도 국민회의 총서기는 자신의 SNS에 “믿을 수 없다”라며 “우리가 정말 아이들에게 이런 헛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건가”라는 말을 남겼다.

소니아 간디 인도 국민회의 대표는 인도 의회에서 노골적인 성차별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험 문항을 두고 “진보적인 사회 규범과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CBSE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해당 지문은 이사회의 출제 기준에 맞지 않는 문항이었다고 밝혔다. CBSE는 논란이 된 문항을 응시자 전원에 대하여 만점 처리했다.

이어 “향후 시험 출제 (기준을) 강화하고, 출제 과정을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출제와 검토를 담당할 전문가는 CBSE 회장이 지명한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사회의 빠른 대처에도 국내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인도에서 CBSE 시험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CBSE가 이달 초 출제한 시험에서는 2002년 발생한 구자라트 학살이 언급된 바 있다. 이에 당국은 “사람들의 정서를 해칠 수 있다”며 해당 문항을 철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자라트 학살은 지난 2002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州)에서 무슬림 1000여명이 힌두교 신자들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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