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주말 10학년(15~16세) 학생들이 본 인도 중앙중등교육위원회(CBSE) 주관 영어영문학 시험 지문에 여성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 내용이 담겼다.
시험 문항에는 “여성은 남편에게 복종해야만 젊은 사람에게 존경받을 수 있다”, “남편의 권위로부터 아내가 해방되면 아이에 대한 부모의 권위가 훼손된다”라고 쓰여 있다.
이러한 사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해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프리양카 간디 인도 국민회의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믿을 수 없다. 우리가 정말 아이들에게 이런 헛소리를 가르치고 있는 건가”라고 탄식했다.
소냐 간디 인도 국민회의 대표는 인도 의회에서 “끔찍한 구절이다. 이런 노골적인 여성혐오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한다”며 “진보적인 사회 규범과 원칙에 위배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13일 CBSE는 성명을 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해당 지문은 이사회의 출제 기준에 맞지 않는 문항”이라며 “이사회는 향후 시험 출제 과정을 검토하기 위해 전문가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CBSE는 논란이 된 문항을 응시자 전원에 대해 만점 처리했다.
이사회의 빠른 대처에도 현지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인도 누리꾼들은 “이미 전국의 학생들이 여성 혐오적인 생각에 노출됐기 때문에 피해가 크다”라고 비판했다.
CBSE 주관 시험 문제에서 논란이 생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에는 2002년 구자라트 학살을 출제해 물의를 빚었다. 구자라트 학살은 힌두교 신자들의 성지 순례 중 열차 화재가 발생하자 무슬림 1000여 명이 방화범으로 지목돼 학살된 사건이다. 인도 당국은 “사람들의 정서를 해칠 수 있다”며 해당 문항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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