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 “전세계 군비 2% 감축하자”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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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이탈리아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
50여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전 세계에 향후 5년간 군비를 매년 2%씩 감축하자고 호소했다. 이들은 군비 경쟁이 ‘엄청난 낭비’라며 군비 감축으로 아낀 재원을 팬데믹, 기후변화, 빈곤 퇴치를 위한 유엔(UN)기금으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14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주축이 돼 만든 공개 서한에는 수리물리학자 로저 펜로즈를 포함한 노벨상 수상자 54명, 각종 학계 인사 등 총 62명이 서명했다. 198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티벳의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서명에는 동참하지 않았으나 이번 캠페인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들은 서한에서 “각 국가 정부들은 남들이 다 군비를 증가시키기에 똑같이 군비를 늘려야만 하는 압박에 놓인다”며 “이런 구조가 훨씬 더 현명하게 쓰일 수 있는 자원을 군비 경쟁이라는 엄청난 자원낭비의 소용돌이를 지속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모든 UN 회원국이 향후 5년간 매년 군비를 2%씩 감축해 절반은 개별국이 자체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절반은 ‘평화 분담금’ 재원으로 내놓자고 제안했다. 이 재원을 바탕으로 UN이 관리하는 글로벌 펀드를 만들어 팬데믹, 기후변화, 빈곤 퇴치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2030년까지 1조 달러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번 공개서한이 국제적 긴장 고조로 군비 예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은 총 1조 98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 올랐다. 군비 지출 상위 5개국(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영국)은 모두 지난해 군비 예산을 늘렸다. 가디언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 긴장, 대만을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 고조가 군비 증가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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