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급증…바이든 “‘죽음의 겨울’ 될 수 있다”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4시 47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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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백신 미접종자에게 올 겨울이 심각한 질병과 죽음의 겨울(a winter of severe illness and death)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종 확산 속 크리스마스 휴일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코로나19 대응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대응팀이 내일 브리핑에서 자세한 얘기를 하겠지만 내가 미국 국민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 변이가 아직 (미국 내에서) 빠르게 확산되지는 않고 있지만 (오미크론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당신과 당신 가족들을 위해 백신을 맞지 않으면, 병원이 곧 (환자로) 압도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부스터샷을 맞아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죽음의 겨울’을 언급하며 백신 미접종자들에게 강력 경고에 나선 것은 미국의 확진자가 다시 급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5일 기준 최근 7일 평균 일간 확진자수는 12만1188명으로 2주전인 이달 1일(8만6565명)보다 40% 늘었다.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되기 전인 지난달 1일(7만3390명)과 비교하면 한달 반만에 65% 이상 확진자수가 늘어난 것이다.

크리스마스 휴일로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 확산하는 등 확진자수가 폭증하면서 미국 내에선 최악의 경우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크리스마스(25일)까지 한 주 동안에만 확진자가 130만 명이 나올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치를 내놨다. 하루 평균 확진자수가 18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중증환자와 사망자수도 크게 늘어나면서 내년 1월 첫 주에는 사망자수가 지금보다 73% 늘어난 하루 평균 2228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CDC는 내다봤다. 오미크론 변이의 증상이 델타 변이보다 약하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지만 강력한 전파력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중증환자나 사망자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6만7306명으로 한 달 전 대비 40% 늘었으며 중환자실의 병상가동률은 78%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앤소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중증환자와 사망자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겨울 독감과 오미크론, 델타 변이가 겹쳐 병원 시스템이 마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자 뉴욕 등 일부 지역에선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연장하는 등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갔다. NYT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15일 뉴욕 지역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하도록 지시했으며 메트라이프는 당초 내년 1월 10일 사무실로 복귀할 예정이었던 직원 1만4000명을 대상으로 3월까지 재택근무를 연장하도록 했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연말 파티를 모두 취소할 것을 명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대학에서도 학사일정을 중단하고 모임 취소를 권고하고 나섰다. 뉴욕대는 15일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캠퍼스 안팎에서 예정된 모든 모임과 행사, 스포츠 경기를 즉각 중단하도록 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를 포함해 지난주에만 930명의 확진자가 나온 코넬대학은 최고수준 경보인 ‘코드 레드’를 발령해 기말고사를 온라인으로 변경하고 모든 모임을 취소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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