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오리(張高麗·75)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던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35·사진)가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기존 주장을 번복하고 나섰다.
20일 싱가포르의 중국어 매체 롄허조보가 트위터에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펑솨이는 “나는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 이 점은 분명히 하고 싶다”고 했다. 펑솨이가 직접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지난달 2일 폭로 이후 처음이다. 펑솨이는 자신의 폭로글에 대해 “개인적인 문제일 뿐 다들 많이 오해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지금 베이징 집에서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일 펑솨이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장 전 부총리와 강압에 의한 성관계를 했다”면서 “성관계에 동의한 적 없었다. 나는 울고 있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서 펑솨이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화염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이 되더라도 진실을 알리겠다”며 비장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글은 게시된 지 20여 분 만에 삭제됐다.
펑솨이가 성폭행 피해를 부인하고 나섰지만 그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은 “이번 인터뷰는 중국 정부가 펑솨이에게 가하는 압력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펑솨이의 인터뷰 영상을 활용해 그의 폭로에 대한 조사 촉구 여론을 잠재운 뒤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의 중국 투어 중단 결정에 반발하고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20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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