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우크라 침공땐 스마트폰-車 수출통제”… 韓기업 피해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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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러 공급망 마비시킬 조치”
中화웨이에 반도체 공급 끊었듯이… 제3국 기업도 美허가 받아야 수출
삼성스마트폰-현대차 러 시장 1위… “美, 유럽-亞 국가들과 긴밀 협조”
푸틴 “군사적 대응 가능성” 첫 언급… 가스관 등 에너지 무기로 서방 압박

총 든 푸틴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모스크바에 있는 군사장비 전시장에서 저격용 소총을 든 채 
살펴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 옆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서방 밀착,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계속되면 군사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총 든 푸틴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모스크바에 있는 군사장비 전시장에서 저격용 소총을 든 채 살펴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 옆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서방 밀착,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견제가 계속되면 군사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모스크바=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러시아로의 스마트폰, 자동차·항공 부품 수출을 차단하는 강력한 통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반도체 공급처를 끊어버렸던 것처럼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경제 제재로 공급망을 마비시키겠다는 것. 이 같은 제재가 현실화하면 국내 기업들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익명의 미국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백악관 고위급 회의에서 러시아의 산업과 소비재 관련 기술 (공급)망을 옥죌 수 있는 특단의 통제 조치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로의 수출 통제 조치에는 스마트폰과 자동차·항공 핵심 부품을 비롯해 러시아 주요 산업에 필요한 물자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이 당국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부터 화웨이를 수출 금지 대상인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기술을 사용해 만든 반도체·디스플레이 제품은 제3국 기업이라도 미리 허가를 받아야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캐치올’ 규제를 도입했다.

이 같은 수출 통제가 현실화하면 미국 기술을 사용해 만든 국내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러시아 수출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러시아에서 스마트폰 약 900만 대를 판매한 현지 시장 1위 사업자다. 올 3분기(7∼9월)에도 272만여 대를 판매해 점유율 34%로 1위였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지난해 8월 러시아 시장에서 27.5%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화웨이를 제재할 때처럼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미국의 외교적 압박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유럽, 아시아의 핵심 파트너 국가들의 협조를 얻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주요 기업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금융결제 시스템 접근 차단,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Nord Stream)2 가스관 폐쇄 등에 이어 화웨이식 제재까지 검토하고 나선 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서방이 공격적인 노선을 철회하지 않으면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무력 조치 가능성을 언급한 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문제를 정치·외교적 수단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금지와 러시아 인접 지역에 대한 나토의 무기 배치 금지 등 안보조약에 미국과 나토가 조속히 서명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에너지를 무기로 서방에 대한 경제적 압박에도 나섰다. 21일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이 독일로 연결되는 또 다른 가스관인 ‘야말-유럽’의 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하면서 유럽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 유럽에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옛 소련권 국가 중 반(反)러시아 노선을 취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이른바 ‘루블린 3자 동맹’은 20일 정상회의를 갖고 “러시아의 최후통첩에 동의해선 안 된다”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선제적 제재 조치를 요구했다.

#미국#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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