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車규제 강화…현대차·기아, 전동화 속도 높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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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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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동차 규제 강화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미국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동화 전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갤런당 40마일(약 64.37㎞)인 연비 기준을 2023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상향시킨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6년에는 연비 기준이 갤런당 평균 55마일(약 88.51㎞), 1ℓ당 약 23.4㎞가 된다.

EPA는 이번 규제가 2050년까지 최대 4200억달러(약 500조4720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30억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제거할 여력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시장에 진출한 완성차업체의 전동화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차의 50%는 전기차로 판매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기에 연비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연비 규제가 강화됐지만 미국시장에서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해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더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내에서 보조금 차별이 이뤄지면 현대차, 기아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일단 보조금에 대한 불투명성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현대차 미국현지판매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11월 73만1363대를 판매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영향으로 판매가 들쑥날쑥했지만 지난해(63만8653대)보다 14.51% 증가하면서 좋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시장점유율도 2020년 4.4%보다 0.9% 포인트(p) 증가한 5.3%를 기록했다.

실적은 투싼(13만7107대), 아반떼(11만9229대), 싼타페(10만3373대), 제네시스 등 내연기관 위주로, 아이오닉이나 넥쏘 등 친환경차는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다만 아이오닉5가 최근 미국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고, 내년에는 아이오닉6 등 신차 출시가 예정된 만큼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22만대로 설정했다. 전동화 모델의 비중도 2030년 30%, 2040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파생 전기차를 포함해 13개 라인업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시장에 대한 투자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맞춰 전기차에 집중한다. 특히 미국 내 생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기아는 올해 1~11월 미국에서 총 65만291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58만6105대)보다 11.39% 증가하며 미국에서의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친환경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전용전기차 EV6가 조만간 미국에서 판매를 본격화하고, 내년 스포티지가 출시되면 친환경차 비중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때 완화한 규제를 제자리로 돌린 것으로 본다. 예전보다 규제가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불투명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동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며 “그동안의 불투명성이 사라졌기 때문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전동화 전략을 확인하면서 세부적인 발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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