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MSD)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알약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사용을 승인했다. FDA는 전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를 승인한 바 있어 미국은 이제 사용 가능한 두 종류의 알약 치료제를 보유하게 됐다.
머크의 몰누피라비르는 환자의 입원·사망 위험을 30%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초기 실험에서는 50%까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최종 임상에서는 효과가 더 낮아졌다. 이처럼 애초 발표보다 효과가 미치지 못하는 데다 부작용의 우려까지 커서 몰누피라비르보다는 입원·사망 확률을 약 90%까지 낮춰주는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더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프랑스는 머크 치료제에 대한 구매 계약을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으로 자리를 잡은 가운데 하루 평균 확진자가 델타 변이 당시 최고치도 추월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일주일 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2일 기준 16만8535명으로 델타 변이 유행이 가장 극심하던 9월 1일(16만4418명) 수준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3일 18만5841명으로 하루 만에 2만 명이 더 늘었으며, 지난 2주일 동안 54% 폭증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엄청나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조만간 올 1월의 최고기록 25만 명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확진자는 뉴욕 워싱턴 등 주요 대도시에서 급증하고 있다. 뉴욕주 발표에 따르면 주내 신규 확진자 수는 22일 기준 약 3만9000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7배 이상으로 수직 상승했다. 뉴욕시 확진자 숫자도 1만 명을 돌파한 뒤 불과 며칠 만에 2만 명도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연말 휴가 시즌을 맞아 계속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전국 공항에서 항공기 탑승을 위해 검문을 받은 승객은 22일 하루 동안 모두 208만 여 명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날보다 14만 명 이상이 많았다.
미국의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22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개개인의 백신 접종 여부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십 명이 모이는 파티들이 많다”면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부스터샷(추가 접종)까지 맞았더라도 대규모 모임은 피하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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