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천안문 흔적’ 지우기 본격화…추모 조각상 잇따라 철거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24일 15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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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이어 홍콩에서도 톈안먼(천안문) 흔적 지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홍콩대학교에 이어 중문대학교와 링난대학 등 두 곳에서 베이징 천안문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조각상이 철거됐다.

보도에 따르면 중문대학교 캠퍼스 내 6.4m에 달하는 ‘민주주의의 여신상’이 밤사이 기습 철거됐다. 대학교는 성명을 통해 “내부적으로 논의한 끝에 캠퍼스의 관리자가 무허가 조각상을 철거했다”고 밝혔다.

중문대학교 졸업생인 펠릭스 차오는 “마음이 아프고 충격을 받았다. 이 동상은 학문의 자유를 상징했다”면서 “학교가 여전히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곳인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이날 홍콩 링난 대학교는 역시 ‘민주주의의 여신’을 철거하면서 “법적·안전적 위험이 있을 수 있는 것들이 적절하게 제거되거나 보관됐다”고 밝혔다.

링난 대학의 조각상을 제작한 첸 웨이밍 고소를 예고하면서 “중국 공산주의자들이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후 언론과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근절됐다”면서 “그들은 홍콩 내 존재하는 어떠한 역사적 관점도 용납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잔혹한 탄압을 통해 역사를 왜곡하길 원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콩대에 설치돼 있던 천안문 추모 조각상 역시 지난 22일 철거됐다. 홍콩대는 이와 관련해 ‘수치의 기둥’ 조각상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면서 “법률 자문과 대학에 대한 ‘리스크 평가’에 근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6월 30일 발효된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 반(反)정부 활동을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법안은 외국 세력과의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하는 기관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홍콩보안법은 되레 홍콩 자치권, 시민권과 언론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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