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미-소련 해상 충돌 빗대며 日에 대해 군사행동 감행 시사
“소련 붕괴는 사회주의 배신한 탓”…美압박에 이념무장 강화 움직임도
중국 관영 매체가 “옛 소련의 붕괴는 사회주의 때문이 아니라 사회주의를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인권과 민주주의를 앞세워 중국을 압박하자 사회주의 이념 무장을 강화해 맞서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근 일본이 중국 인접 지역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한 것에 대해서는 1960년대 미국과 옛 소련이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에 인접한 쿠바에서 전쟁 직전까지 간 사태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27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옛 소련 해체 30주년을 진단한 기사에서 미국과 서방 국가는 소련이 사회주의 때문에 무너졌다지만 진짜 원인은 소련 지도자들이 사회주의를 배신하고 이탈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이러한 전철을 밟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맞먹는 패권국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어 “사회주의 모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30년 전 ‘붉은 거인(소련)’의 붕괴가 오늘날 중국으로 하여금 중국 고유의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교훈을 주고 있다”며 “중국은 서구 자본주의 모델을 택하지 않고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소련은 1991년 12월 25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사임하고 이튿날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 발트해 3국 등이 독립 국가를 선언하면서 해체됐다.
관영 환추시보 또한 이날 일본이 대만과 약 200km 떨어진 이시가키섬에 미사일 기지를 세우는 것을 두고 “일본이 ‘제2의 쿠바 미사일 사태’를 조장하고 있다. 상하이를 5분 만에 타격할 수 있는 거리”라고 비판했다. 1962년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배치를 시도하자 미국이 해상 봉쇄로 맞서면서 핵전쟁 직전까지 치달은 상황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시가키섬은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도 가깝다. 이곳을 두고 중국 관영매체가 쿠바 사태까지 언급한 것은 중국이 언제든 일본에 대해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 일본 역시 이시가키섬에 500∼6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주일 미군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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