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뱀 유전자 물려줘”…두 자녀 무참히 살해한 父 뒤늦은 참회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28일 17시 35분


잘못된 신념으로 2살 아들과 10개월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음모론 추종자 40대 미국 남성이 재판 전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썼다.

2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두 자녀를 작살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지 4개월 된 매슈 테일러 콜먼(40)은 재판을 앞두고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를 받은 친구는 “그는 낙심했다. 희망이 없는 상태다. 24시간 내내 혼자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반성하고 있으며 구원의 기회가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며 “용서를 빌긴 했지만, 스스로 마땅히 있어야 하는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콜먼은 지난 8월7일 범행 당시 두 아이를 데리고 나가면서 아내에게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이 문자메시지에 답하지 않는 데다 카시트를 두고 나간 것을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콜먼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아내에게 애플의 ‘나의 아이폰 찾기’ 기능을 사용할 것을 요청했고, 그가 마지막으로 멕시코 로사리토에 있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부모에 의한 자녀 납치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미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

당국은 국경 검문소에서 미국으로 다시 입국하던 콜먼을 체포했다. 아이들은 없었으며 차량에선 혈흔이 발견됐다.

콜먼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자백했다. 그는 물고기를 잡는데 사용하는 작살총으로 아이들의 흉부를 찔러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도구와 아이들의 피 묻은 옷의 위치도 말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콜먼은 아이들이 바로 숨지지 않자 아들을 17차례, 딸을 12차례 흉기로 찔렀다. 이후 콜먼은 자녀들의 시신을 인근 덤불에 버리고 피 묻은 옷을 쓰레기통에 버린 뒤 개울 근처에 작살총을 던졌다.

멕시코 당국은 현지에서 아이들의 시신을 발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중부지방검찰청은 8월11일 콜먼을 두 자녀 살해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콜먼은 “아이들이 괴물로 자라날 것”이라서 범행했다고 밝혔다. 아내가 아이들에게 ‘뱀(serpent) DNA’를 물려줬다는 환영을 봤다는 것이다.

이어 “그것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보도한 미국 NBC는 ‘뱀 DNA’는 파충류 외계인들이 비밀리에 세계를 운영하면서 각국 정부와 은행, 할리우드 등 주요 자리를 장악했다는 ‘도마뱀족’(lizard people) 음모론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콜먼은 큐어넌(QAnon)과 일루미나티 음모론을 통해 ‘뱀 DNA’에 대해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큐어넌은 백인우월주의 극우단체다. 이들에 따르면 미 정부 최고위층의 글로벌 음모단들이 비밀리에 아이들을 살해해 잡아먹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비밀리에 노력해 왔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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