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애스토리아 지역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도미닉 씨는 최근 예약 손님이 절반 이하로 줄어서 울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 여파로 뉴욕 시민들이 다시 실내 식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미닉 씨는 뉴욕포스트에 “10명 이상의 단체 예약이 취소되면서 매상이 50% 이상 줄었다”며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무서워하거나 이미 노출돼서 식당에 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요즘 뉴욕에는 이처럼 손님이 줄거나 종업원들이 확진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아예 문을 닫는 음식점도 속출하고 있다.
○ 소비 위축에 항공-물류대란 겹쳐
최근 오미크론의 무서운 확산세가 미국 경제에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음식점을 비롯한 자영업은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또다시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기업들도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직원 이탈 등으로 생산 활동과 경영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장에선 이미 음식점 손님이 줄고 소비 지표가 하락하는 등 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예약 전문 사이트 오픈테이블에 따르면 이달 20∼26일 미국 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고객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가 적었다. 최근 2년 사이 올 4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바이러스가 퍼지자 거리 곳곳의 매장들도 문을 닫는 분위기다. 애플스토어도 27일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뉴욕시의 모든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항공 대란도 장기화되고 있다.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7일 취소된 미국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은 1421대에 이른다. 28일에도 최소 393편의 미국 항공편이 결항된 상황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여행 수요는 늘고 있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승무원들이 격리되거나 치료를 받게 되면서 항공편 취소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카르스텐 슈포어 루프트한자 최고경영자(CEO)는 CNN에 “예약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순부터 2월까지 3만3000대의 항공편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美 GDP 증가율 전망 5.2%→2.2%
미국 경제를 짓누르는 최악의 인플레이션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수의 식료품 제조업체들이 내년 초 커피와 머스터드, 과자, 마요네즈, 냉동식품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구인난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물류대란, 포장비용 인상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겹친 결과다. WSJ는 내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모든 품목에 걸쳐 최대 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각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전 세계의 내년도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1∼3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존의 5.2%(연율)에서 2.2%로 낮췄다. 그는 최근 항공대란에 따른 여행 감소와 스포츠 경기, 브로드웨이 공연 중단 등을 거론하며 “델타 변이 확산 때와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세계은행(WB) 역시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5.4%에서 5.1%로 낮췄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팀 및 주지사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미크론은 걱정해야 할 일이지만 공포에 빠질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수천만 명이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상황에서 입원 환자가 늘면서 일부 지역 병원은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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