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쇼핑몰에서 경찰이 쏜 총에 숨진 14살 소녀의 부모가 기자회견을 열고 “딸아이는 미국이 가장 안전한 나라라고 외치던 아이”였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소녀의 어머니 솔레다드 패럴타는 이날 기자들에게 “딸아이가 내 품에서 죽었고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며 “당신의 자녀가 당신의 품에서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14살 소녀 발렌티나는 지난 23일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발렌티나는 자신의 생일 파티에 입을 옷을 사기위해 엄마와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던 중이었다.
해당 쇼핑몰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쇼핑객으로 북적였고, 사람들이 많은 틈을 타 정체 모를 괴한이 침입해 손님들을 위협하고 폭행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은 난동을 부리는 남성을 제압하기 위해서 총을 3발 발사했고 용의자는 총에 맞아 사망했다.
그러나 경찰이 쏜 실탄 3발 중 한 발이 용의자 뒤에 있던 탈의실 벽을 뚫었고, 안에서 옷을 갈아입던 발렌티나는 총알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발렌티나의 부모는 기자회견에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게 14살 딸이 세상과 이별해야 하는 이유냐”며 “딸아이가 원했던 건 미국 시민이 되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발렌티나는 6개월 전 칠레에서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렌티나의 아버지는 “딸에게 미국에 꼭 있을 필요는 없다고 했을 때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기회의 나라”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 “발렌티나가 새로 적응한 미국 고등학교에서 성적도 우수했고, 로봇 공학을 공부하는 게 꿈이었다”고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LA 경찰 측은 이날 사건 현장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발렌티나의 죽음을 온 마음을 다해 애도한다.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비극을 맞은 발렌티나의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는 성명을 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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