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공공서비스 ‘오미크론發 쇼크’… 경찰-소방-지하철 마비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30일 03시 00분


[코로나19]확진자 늘며 필수인력 근무이탈… 뉴욕 경찰-소방서 결근율 2배 넘어
지하철-버스-여객선도 파행 운행… 접종률 낮은 어린이 신규확진 급증
英 런던지하철 일부 노선 폐쇄

뉴시스
최근 미국 뉴욕시의 지하철 운행 간격이 평소보다 늘어나면서 시민의 대기 시간도 길어졌다. 뉴욕시교통공사(MTA)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이번 주 지하철 운행 편수를 줄이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역 언론 ‘더 시티’ 보도에 따르면 이달 10∼16일(현지 시간) 1주일간 기관사 역무원을 비롯한 직원 169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2주 전 확진자 66명보다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직원이 대규모로 이탈하자 MTA 측은 퇴직 근로자들에게 “일터로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욕 남쪽 섬 스태튼아일랜드와 맨해튼 남부를 잇는 여객선도 인력 부족 여파로 출퇴근 시간 운항 간격을 15분에서 20분으로 늘리겠다고 공지했다.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뉴욕 런던 같은 세계 주요 도시 곳곳에서 기본적인 행정기능이 큰 손상을 입고 있다. 항공 대란으로 매일 항공편 수백, 수천 건이 취소되는가 하면 시민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지하철과 버스도 파행이다. 민간 기업뿐 아니라 경찰, 소방관, 교사, 간호사 등의 인력난도 심화하면서 세계 각국 도시가 행정 공백으로 인한 공공 서비스의 대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소방서 중 가장 바쁜 뉴욕시소방국(FDNY)은 사건 사고가 급증하는 연말을 맞아 응급의료서비스 요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4000명 넘는 뉴욕 응급 요원 중 약 19%가 크리스마스인 25일 병가를 냈다. 평상시 병가율은 5%에 불과했다. 경찰 인력도 대거 이탈해 치안 공백 우려가 높다. 뉴욕에서는 지난주 초 평소 두 배에 이르는 경찰관 2700명이 결근했다. 서부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도 전체 1350명의 경찰 중 300명이 자리를 이탈했다.

남부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버스 운행 인력이 모자라 신규 취업 운전사에게 4000달러(약 474만 원), 정비기사에게 8000달러의 보너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중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도 버스 운전사가 부족해 최근 운행 노선을 10%가량 감축하고 급행 노선도 일부 줄였다.

교사도 모자란다. 북부 미시간주는 27일 교직 관련 자격이 없는 직원도 당분간 보조교사로 일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도서관 사서와 스쿨버스 운전사같이 교직을 경험해 보지 않은 직원도 수업을 할 수 있다.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고심 끝에 내린 극단적인 조치다.

영국 런던 교통국 또한 기관사 부족으로 연말까지 ‘워털루앤드시티’ 지하철 노선의 운행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교육부 또한 내년 1월이면 교사가 부족할 것으로 보고 전직 교사들에게 학교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어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29일 NBC 방송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려 입원한 어린이 환자는 지난달 29일 1270명에서 이달 26일 1933명으로 늘었다. 특히 뉴욕에서는 11일 22명에 불과했던 어린이 입원 환자가 23일 약 5배인 109명으로 늘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틈새(niche)’를 찾아냈다”고 경고했다.

#미국#유럽#공공서비스#오미크론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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