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업들이 브렉시트(Brexit) 이후 더 높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를 겪으며 수익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지난해 1월21일부로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 상황에 대해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렉시트 후 무역 차질 등 최악의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EU에 대한 영국의 수출은 줄고 기업들은 좌절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지난 1년 동안 영국 기업들은 가장 큰 무역 상대국들로부터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게 됨으로써 사실상 고립됐다. EU 그룹 안에서 간소화됐던 각종 절차들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더 높은 비용이 들었고 세관 서류작업은 더 복잡해졌다.
이로 인해 부패하기 쉬운 상품들은 항구에 갇혔고 소매상들은 그들이 갖췄던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운송회사들은 아일랜드 전체로의 배송을 중단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는 추가 배송비였다. 선적을 정리하는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제품들은 4쪽 분량의 세관 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이 서류를 작성하는데 최대 20분이 소요딘다.
소비자들에게도 충격이 전해졌다. 운송업자들이 세관 수표와 세금 관리를 위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구매 물품 가격은 최소 8.50파운드(약 1만4000원)가 더 비싸다.
그리고 모든 제품이 배송 완료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됐다.
10년 이상 영국 산업혁명 발상지인 슈롭셔에서 검은색 수제 철팬과 조리용품을 생산, 판매하는 네더톤 파운드리의 닐 커리는 브렉시트 후 판매량이 급감했다고 밝혔다.
커리는 올해 온라인 매출이 40% 감소했다며 “아직 판매는 가능하지만 더 비씨다. 이것이 상황을 더 안좋게 만든다고 생각된다.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영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막스앤스펜서는 브렉시트 이후 복잡해진 공급망을 이유로 프랑스 내 11개 매장을 폐쇄했다.
영국에 있는 단일 유럽 물류센터에 의존했던 소매업체들은 수입품들을 영국 밖으로 옮김으로써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유럽 대륙으로 센터 이전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조명용품 기업 루체코의 경우 관세가 그렇다. 이들은 대부분 제품을 중국에서 만들어 수입한 뒤 영국 내 소매점에서판매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 판매량 중 300만~400만 파운드 상당은 아일랜드에서 소비되는데, 브렉시트 이후에는 중국에서 영국으로 물건을 들일 때 세금을 내고, 아일랜드에 판매하기 위해 물품을 내보낼 떄 관세를 또 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한 산업 단체에 따르면 식품과 음료 부문은 수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치즈 수출은 13% 줄었다.
브릿지 치즈의 마이클 하르테 상무는 “브렉시트는 눈 앞에 있는 거대한 시장이 있음에도 쉽게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좌절감을 가져온다”고 했다.
영국무역정책관측소의 추정에 따르면 브렉시트 후 새로운 무역협정으로 인해 EU에 대한 영국의 수출은 14%, 수입은 24% 줄었다. 금액으로 치면 약 440억 파운드(약 70조3402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다. 다만 최근에는 수출은 대부분 회복됐다.
EU를 지지하는 단체인 유럽개혁센터 보고서에 따르면EU의 무역거래는 브렉시트 이전보다 16% 줄기도 했다.
영국 예산책임국은 이러한 현상이 브렉시트 여파의 시작에 불과하며,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 규모가 EU에 소속됐을 때보다 4% 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야기되는 경제 성장 저하보다 브렉시트로 인한 성장 저하가 두 배에 달하는 수치라고도 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에서 무역전략과 브렉시트 팀을 이끌고 있는 샐리 존스는 “우리는 반쪽짜리 1년을 보냈다. 초기에는 기업들이 새로운 규칙 하에서 비즈니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익숙해지기 바빴고 이제는 상당한 변화가 예고된 장기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브렉시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1일부터는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관세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고 내년 중반부터는 동식물 관련 제품에 대해선 추가 검사가 적용된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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