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노인층에 대한 학대가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월 예일대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4~5월 미국 노인 학대 사례가 노인 5명 중 1명꼴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팬데믹 이전보다 83.6%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테네시주 멤피스 외곽 카운티의 지역검찰총장인 에이미 웨이리치의 말을 인용해 취약 성인 사건수사팀이 2019년 12건의 사건을 다뤘지만 지난해 1~9월에는 51건을 다뤘다고 매체는 전했다.
노인 학대는 60세 이상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신체적·정서적·재정적으로 해를 가하는 고의 또는 무작위에 의한 행위로 규정된다.
멤피스에 거주하는 노인 알프레드 메이어스는 함께 살던 아들로부터 쇠막대기로 폭행을 당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방문에 자물쇠를 달았다고 한다. 떨어져 사는 가족은 팬데믹 때문에 자주 메이어스의 집에 오지 못해 두 사람이 어떻게 지내는지 몰랐다고 한다.
멤피스 노인 학대 공동대응연대 소속 멜라니 켈러는 “노인 학대는 가족 구성원이 가해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를 추적하고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로 연로한 부모 집에 방문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이들이 학대당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가족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선 80대의 셜리 깁슨이 가문의 재산으로 보유한 토지를 도난당했다. 범인들은 코로나로 화상거래가 일상화되자 이를 악용해 서명을 위조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강도혐의로 보호관찰을 받던 한 요양보호사는 코로나로 일손이 부족해진 장기요양원에 임시직으로 취직, 코로나 치료를 받던 86세 바바라 거스트의 약혼반지와 신용카드 등을 훔쳤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덴버 검사보 제인 월시는 “요양원에서 부모를 모셔올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은 요양원을 자주 방문하지 못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뉴욕 노인 정의 웨인버그센터 책임자 조이 솔로몬은 “가해자들이 코로나를 무기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학대 사례 조사를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은 노인들을 만나지 못하고, 장기요양원은 일손이 부족해 자격이 의심스러운 임시 요양보호사를 채용한다고 한다. 이에 WSJ는 노인 학대 사례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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